“재취업 자신 있다”… 싫은 직장 팽개치는 美 근로자들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내 퇴직자는 427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직률은 2.9%로, 퇴직자 수와 퇴직률 모두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12월 이래 최고치 기록입니다.

퇴직률은 기본적으로 당월 퇴직자와 해고자를 더한 뒤 이를 전월 말 근로자 수로 나누고서 100을 곱하는 식으로 산출하는데요. 달리 말하자면 자기 발로 나간 사람과 해고당한 이 모두가 퇴직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그중에서도 ‘자발적 퇴직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며, 현지에선 이에 주목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가 많은데요. 글로벌 회계법인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는 CNN비즈니스를 통해 “미국 노동자들의 황금기가 시작되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고 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좋아하지 않는 일을 버리고선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적극 움직이는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경제 싱크탱크인 인디드의 연구원 닉 벙커도 뉴욕타임스에 “퇴직률 증가는 노동자들이 예전보다 재취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는 신호”라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기업들을 수개월째 괴롭히는 ‘구인난’ 또한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미국 독립사업자연맹 조사 결과 자영업자 중 51%가 9월에 노동자를 구하기 힘들다고 밝혔고, JOLTS는 최근 3개월 연속해 구인 건수가 1000만 건을 넘어섰다 기록했습니다. 금융시장 연구기관인 FWD본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요즘 거리를 다녀보면 가게마다 구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며 “근로자가 부족해 미국 전역의 공급망 유지가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경제 전문 미디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력난 여파로 미국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가동률이 최대 70%에 그치고 있으며,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전세 선박까지 동원하면서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는 상황이라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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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델타 변이가 다시 퍼지며 대면 업무가 필수인 직종에선 사람 구하기가 한층 더 어렵다 합니다. JOLTS는 지난 8월 식당 또는 호텔에서 89만2000명이 직장을 떠났고, 소매업계에서는 72만1000명이 퇴직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8월 전체 퇴사자의 38%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일자리 수요에 비해 사람은 부족하다 보니 근로자 임금은 자연히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10월 6일 공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시간당 임금은 30.85달러로 전년 동월(29.50달러) 대비 1달러 이상 늘었습니다. 주간 임금도 같은 기간에 1026.60달러에서 1073.58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아마존딜리버리서비스 부사장인 데이브 보즈만은 지난 9월 로이터통신에 아마존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평균 18달러가 됐다 밝히며 “구인난에 따른 인센티브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전했으며, 같은 달 월마트도 전체 미국 직원 160만 명 중 식품 부서 등에 근무하는 56만 5000명의 시급을 최소 1달러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헌터는 이와 관련해 “노동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으로 임금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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