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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부정 발생을 예측하기 위해 무엇을 봐야할까
‘화이트칼라 범죄(white-collar crime)’라는 용어는 1939년 미국의 사회학자 에드윈 서덜랜드(E. H. Sutherland)가 미국사회학회 50주년 기조연설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이다. 그는 화이트칼라범죄를 ‘높은 사회적 지위 또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라고 정의했으며, 미국 정부 및 대기업 70여 개 회사에서 40여 년간 발생한 각종 범죄를 분석한 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소 애매한 용어의 정의 때문에 이를 일반적인 범죄유형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으나,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현재는 널리 통용되기 이르렀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일반 범죄와는 다른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이성적 확신에 따른 범행이라는 것, 주로 높은 불로소득을 노린다는 점, 적법과 위법의 경계가 불명확하다는 점, 사회의 상대적 무관심, 피해자의 불특정성, 희박한 죄의식, 범죄 준비에 필요한 비용이 대단히 높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일반 강력범죄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유에서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직접 피해는 피해자와 관련인에게 국한되는 반면, 화이트칼라 범죄는 한 조직을 파멸로 이끌고 갈 뿐만 아니라 종사하고 있는 직원과 그 가정에 피해를 입히며, 증권 시장 등 경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유해한 생산품 유통 등 국가적으로 광범위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을 통해 기업 기밀 유출 사고와 대규모 횡령 사고가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하고 장비 도면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대기업 임원 출신 협력사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흔히 생각되는 특허 내용과 첨단 기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영업 비밀과 채용과정에서 취득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습득한 기밀이 유출되기도 하는 등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있다. 한편 대규모 자산을 다루는 금융회사에서 발생하는 횡령 사고 역시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5년 전에 비해 사고 건수는 감소했지만 평균 횡령액은 10배 이상 크게 늘었다. 최근 보도된 한 시중은행 횡령 사고에서는 중간관리자가 13년 동안 약 3천억원을 횡령했으며 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약 6백억원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이 개별 직장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반응들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Barrick 등(2013) 연구자들은 크게 개인 성격(Personality, 인성)과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격과 업무 특성에서 발생하는 공동 효과를 설명하려는 기존의 이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일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 설명(Tyler & Blader의 직무 기술 이론 등)과 개인 인성과 직무 상황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설명(Edwards의 개인-직무 적합 이론 등)이다.
Funder(2001)는 성격을 "개인의 사고, 감정, 행동의 특징적인 패턴과 그 패턴 뒤에 숨겨져 있거나 숨겨져 있지 않은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정의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성격이란 개인의 의지 또는 동기 통제(선호도, 욕구 등)를 반영하며, 일반적으로 상황과 시간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나고, 개인을 서로 구별하는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개인 성격을 조직의 인사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 심리학 분야의 연구 성과로는 잘 알려진 ‘5요인 모델(Big5 모델, Five-Factor Model)’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오랜 기간 ‘인성을 이루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가지의 특성(factor)을 선별해냈다. 5요인 모델은 최근 무분별하게 오용되고 있는 MBTI와는 다르게, 학계의 다수설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체계화된 데이터로 충분히 검증된 정교한 이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