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부활한 '회식 갑질'

“코로나가 끝나니까 회식을 더 많이 합니다. 회식에 불참했다고, 그럴 거면 그만두라고 퇴사 협박까지 받았습니다.”(직장인 A씨)

"사전에 공지하거나 상의도 없이 대표가 오늘 회식이라고 하면 그날 무조건 참석해야 합니다. 가족 행사가 있어도 대표가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회식에 참여합니다."(직장인 B씨)

지난 1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회식 갑질’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실제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둔해지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그 여파로 급증한 회사 주도 술자리에 고통받는 이 또한 많아졌다는 취지였습니다.

단체에 따르면 회식 불참 시 퇴사를 종용하거나 임금협상 때 불이익을 주겠다 위협하는 등의 부당행위가 곳곳에서 있었습니다. 반대로 일부 상사가 특정인을 회식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거나 일부 인원 몰래 회식 자리를 마련하는 등 배제하는 방식으로 직원을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회식 자리나 회식 후 귀가 시점에 성희롱이 일어나는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갑질119 최연재 노무사는 "반복적인 술자리 강요나 회식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에 대한 따돌림, 폭언 등은 노동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며 "회식 자리가 편안한 자리라는 핑계로 상사가 폭언이나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갑질은 회식에 대한 직급이나 연령대별 감수성 차이에도 어느 정도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갑질 감수성 지표'를 조사한 결과 회식문화에 대한 감수성은 50대와 20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팀워크 향상을 위한 회식이나 노래방 등은 조직문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문항에 20대는 '그렇지 않다'에 79.5점을, 50대는 63.7점을 주는 데 그쳐 15.8점이나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일반 사원도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4.2점으로, 상위 관리자(60.5점)보다 13.7점 높게 나타났습니다.

직장갑질119는 "50대 관리자들이 회식이나 노래방 문화에 얼마나 무감각한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평등하고 안전한 직장생활을 위한 '회식 5계명'으로 ‘회식 강요·회식 배제는 직장 내 괴롭힘’, ‘술 따르기·끼워 앉히기는 직장 내 성희롱’, ‘음주·노래방 강요 금지’, ‘고기 굽기 등 상사 솔선수범’, ‘술자리 불편한 직원 살피기’ 등을 제안했습니다.

Writer

THE PLLAB INSIGHT
지식과 정보가 즐거움이 되는, 더플랩 인사이트
작성글 보기

Reply 0

Best 댓글

댓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이 없습니다.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