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young)들의 침묵’을 깨는 방법

MZ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연봉과 성과급 논쟁이 바로 이들에게서 비롯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모습은 그리 흔치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입을 닫고 리더 또는 조직과 거리를 두고자 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리더 입장에서는 한참동안 지시사항을 경청했던 직원이 나중에 엉뚱한 결과물을 가져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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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침묵의 3가지 유형

연구자들은 이러한 모습을 조직 침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직 침묵은 일터에서 부조화를 경험하거나 갈등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평가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조직 침묵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체념적 침묵, 방어적 침묵, 친사회적 침묵입니다.

먼저 체념적 침묵은 개인이 현재 상황에 체념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방어적 침묵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 공유나 의견 개진을 꺼리는 상황입니다. 체념적 침묵과 달리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의도가 부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친사회적 침묵은 타인이나 조직에 이익을 주기 위해 의견 개진을 보류하는 행위입니다. 앞서 소개한 2가지 유형과는 달리 이타적인 성격이 강조됩니다.

젊은 직원들이 침묵하는 이유

‘영(young)들의 침묵’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리더십 특성이나 언행 못지 않게, 조직문화에 대한 개인의 인식 역시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먼저 리더십 특성입니다. 다수 연구는 리더의 권위주의, 다시 말해 ‘답정너’ 리더십이 구성원의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을 증가시킴을 입증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구성원을 자유롭게 방임하는 리더 역시도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을 증가시켰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 해’라는 말 못지 않게, ‘네가 알아서 해’라는 말도 구성원을 침묵하게 했습니다. 한편, 친사회적 침묵은 이들과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리더가 권위를 내세우는 경우에 친사회적 침묵은 감소하였습니다.

조직문화도 눈 여겨 볼 부분입니다. 조직정치지각과 공정성이 특히 중요했는데요. 여기서 조직정치지각은 조직 내부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정치적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인식입니다. 조직 내 정치가 성행한다고 인식하는 경우,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은 증가하였습니다. 공정성은 흔히 분배공정성, 절차공정성, 상호작용공정성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에서도 특히 절차적 공정성은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을 감소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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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들의 침묵’을 깨는 방법

젊은 직원들의 침묵을 깨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심리적 안전감을 강조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업무에 대한 그 어떤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불이익을 받거나 비웃음 당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는 데에는 리더의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구성원이 말할 때 눈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면 가능한 한 빨리 감사 표현을 하고, 뭔가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언제까지 답할 수 있는지 알려 줘야 합니다.

때로는 리더 자신이 가진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모든 걸 알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지전능한 리더상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본인이 부족한 점, 더 잘 하고 싶은 점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도움을 청한다면 구성원도 흔쾌히 돕고자 할 것입니다. 물론 리더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침묵이라는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더라도 그 이면에는 서로 다른 원인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감수성 훈련, 역할극, 액션러닝, 실행공동체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개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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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앞서 소개한 조직 침묵의 3가지 유형 외에 성찰적 침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성찰적 침묵은 침묵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합니다. 때로는 침묵이 기존의 믿음이나 관행, 규범을 넘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빈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서도 즉각적인 의견 개진보다는 생각할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 이들이 있습니다. 개인 또는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긍정적인 침묵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나 성과 못지 않게 그 이면에 담긴 고민과 성장의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 이제 ‘침묵은 금’이라는 옛말의 진정한 의미를 여러분의 조직에 새길 때입니다.

참고 문헌

오석영·조혜나·정혜윤, 조직학습관점에서 본 조직 침묵: 국내외 조직 침묵 연구 동향 분석을 바탕으로
김용우, ‘두려움 없이 말하는 조직’이 살아남는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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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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