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지방' 공무원이 대세다

올해 상반기에 중국 최상위권 명문대를 졸업한 학생 대부분이 첫 직장으로 지방직 공무원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왕핑핑 중국 국가통계국 인구고용통계국장은 24일(현지 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칭화대와 베이징대의 2022년 2월 졸업생 중 약 70%가 지방 공무원이나 교직원 직군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밝혔습니다. 이 두 대학은 일명 ‘칭베이’로 불리는, 중국에서 양대 명문대로 손꼽히는 대학입니다.

중국 칭화대./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990~2000년대에는 대졸자 상당수가 해외 유학을 선호했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을 거쳐 중국 내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루트를 대개 최상으로 꼽았습니다. 혹은 중국 내 대표적인 IT 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에 입사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례도 흔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명문대 출신이 공무원을 지망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합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중국 사기업의 열악한 처우를 지목했습니다. 사기업 취업자는 35세를 넘기면 상당수가 조기 퇴직에 내몰리는 데다, 일명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근로)으로 불리는 가혹한 근무 환경을 견뎌야 합니다. 지난 1996년 중국 2위의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이 도입한 ‘996’ 근무 행태는 알리바바와 화웨이, 샤오미 등 유수 IT 기업에서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정해진 근무 시간만 지키면 정시 퇴근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각 지방 정부에서 명문대 인재들을 영입하고자 최근 고액 연봉 제시는 물론 주택 등 지역 정착금 지원 제도를 도입하며, 지방직 공무원이 되는 명문대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같은 공무원이라도 지방직 인기가 더 높은 이유는 ‘생활비’ 때문이었습니다. 월평균 3000위안(약 56만원) 수준에 불과한 공무원 월급으론 도시의 주택 임대료와 생활비, 교통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중국 선전시 중고교 상당수가 최근 베이징, 칭화, 인민대, 베이징사범대 등 명문대 출신자들은 무면접 채용한다는 조건을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저장성 정부는 올해 총 60명 채용한 공무원 중 무려 10명이 쌍일류(일류대학 일류학과) 출신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왕 국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학 졸업생들은 매우 고단한 고용 압박 환경에 처했다”면서 “사회 초년생의 대부분이 첫 직장으로 국영 기업 또는 공무원직을 선호했으며, 이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군에 취업하는 것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를 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망은 “젊은 세대들이 도전 정신과 가장 밀접한 분야인 창업 대신 공무원직에 몰리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공무원이 부여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간과하고 공무원의 직업적 안정성과 사회적 신분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현실적으로 안주하려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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