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우리 경제를 지켰다

재택근무자가 비재택근무자보다 임금상승률이 오히려 높고 1년 후 취업을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에서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이 2020년엔 11.8%였고 2021년엔 8.2%였던 반면, 비재택근무자는 임금상승률이 같은 기간 동안 4.0%, 2.7%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재택근무자가 1년 후에 취업 상태를 유지할 확률도 86.0%로, 비재택근무자(74.9%)에 비해 월등히 높았습니다.

한국은행은 재택근무가 우리나라의 사무 여건과 상성이 잘 맞는 부분이 있다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는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 시간이 길고 IT 인프라가 발달한 경우에는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재택근무자는 9만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0.3%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14만명(4.2%)으로 급속히 늘어났습니다. 성별로는 재택근무 비중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저연령층, 고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재택근무 비중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고졸 이하는 1.2%만 재택근무를 하지만 대학교 졸업자는 8.5%, 대학원 졸업자는 16.5%가 재택근무를 했습니다.

상용직은 7.1%가 재택근무를 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은 재택근무 비중이 각각 1.7%, 0.1%에 그쳤습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 과학 기술 등에서 재택근무 비중이 높은 반면 숙박·음식, 보건복지, 건설업, 개인 서비스 등은 비교적 낮았습니다.

코로나 19가 창궐한 여파로 받는 경제 충격을 완화하며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을 줄이는 데에도 재택근무가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근무지 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TFP·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나타낸 지표)이 각각 2.89%, 2.71% 감소했는데도 재택근무 생산성이 4.34% 증가한 덕에 해당 분기 GDP는 1.26%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2분기에는 근무지 생산성의 감소폭(-5.47%)이 확대됐는데 TFP(1.31%)와 함께 재택근무 생산성이 1.01% 증가해 GDP가 3.15%만 줄어드는 완충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재택 생산의 GDP 기여도는 2020년 1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양(+)의 값을 기록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재택근무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은 "감염병이 불가피하게 초래한 재택근무 확산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로도 우리나라에 재택근무 문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정착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현황과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82개사 중 43.6%가 “코로나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16일 고용노동부가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한 '2021년 고용영향평가 결과 발표회' 내용에 따르면, 재택근무 시행 사업체 620곳 중 절반에 가까운 48.4%가 코로나 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축소해서 계속 시행'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현재 수준으로 계속 시행'할 방침이라고 답변한 업체도 26.8%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사업체 중 75.2%가 재택근무 '계속 시행'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같은 달 29일엔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소기업중앙회와 경총을 방문해 “올해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의 상당수가 생산성에 차이가 없거나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하며 "정부는 기업들의 재택근무 도입 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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