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인 중 올해 연봉 총액이 200억원을 넘긴 인물은 두 명이 있었습니다. 다만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스톡옵션 행사)으로 인한 수익을 제외하면 100억원대를 수령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보수액이 가장 많았습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 17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에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기업인을 조사한 결과 총 1088명이 집계됐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인물 수는 2019년엔 1709명, 2020년에는 1857명이었습니다. 이번 집계는 순수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했으며, 퇴직소득·퇴직소득한도초과액은 제외하고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은 포함했습니다.
지난해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인은 총 218억500만원을 수령한 김효섭 크래프톤 전 대표였습니다. 그는 2020년엔 보수 순위 596위(10억4200만원)에 그쳤으나,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습니다.
김효섭 전 대표는 재임 중 주식매수선택권으로 받은 4만1500주(당시 행사가격 1003원)를 퇴사 이후 매도했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당시 주가는 46만9000원이었습니다.
213억2700만원을 받은 이완재 SKC 사장이 그다음이었습니다. 그는 2018년 주주총회 결의로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3만9520원(6만954주), 2차 4만2690원(6만954주)에 받은 주식 12만1908주를 19만9000원에 매도했습니다. 이완재 사장 보수 순위는 2019년엔 358위(13억7700만원), 2020년엔 304위(16억4200만원)였습니다.
김효섭 전 대표는 198억9000만원, 이완재 사장은 192억4800만원을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으로 받았습니다.
주식매수선택권을 제외한 보수 수령액만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46억8700만원)이 1위입니다. 다만 이는 롯데케미칼 등 6개 기업의 보수만을 더한 액수입니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까지 합산하면 보수총액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2020년 결산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의 보수액은 롯데물산 10억원, 호텔롯데 17억5000만원이었습니다.
4위인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117억4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05억9300만원이 오른 액수입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총 87억7600만원을 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5위 자리에 있었습니다.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회장(86억4400만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79억7500만원),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78억2500만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77억6200만원), 강정구 삼성증권 영업지점장(68억5500만원)이 뒤를 이어 10위권 내에 들었습니다. 강 지점장은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프라이빗뱅커(PB)로, 연봉 상위 10위에 든 인물 중 유일하게 정식 임원이 아닌 '직원' 신분입니다.
퇴직소득을 합산하면 퇴직소득 297억6300만원을 포함해 302억3400만원을 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1위로 올라섭니다. 고(故) 신춘호 농심 전 회장은 퇴직소득 171억8100만원을 포함해 175억700만원을 받아 4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퇴직소득 126억9300만원을 포함해 134억4500만원을 받아 6위로 조정됩니다.
삼성전자 고동진·김현석 전 사장과 김상균 전 법무실장도 퇴직소득을 포함할 경우 '톱10' 이내에 듭니다. 고동진·김현석 고문은 각각 118억3800만원, 103억3400만원을 받아 7위와 9위로 기록됐습니다. 김상균 전 법무실장은 95억6900만원으로 10위를 차지했습니다.
2020년에 184억1400만원을 받아 보수액 기준 1위에 올랐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21년 사업보고서가 현재 공개되지 않아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2021년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94억4200만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 4위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123억7900만원) 역시 CJ·CJ제일제당·CJ ENM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이번 집계에선 빠졌습니다. 그는 2021년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는 38억5000만원(CJ 15억5000만원·CJ제일제당 14억원·CJ ENM 9억원)을 수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