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절대강자 애플, 다시 '재발명'을 이뤄낼 수 있을까? (1)

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WWDC, 세계 개발자 회의)는 애플(Apple)이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개발자 회의이다. CEO인 팀 쿡과 주요 리더들의 기조(Keynote) 연설 및 개발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술 소개, 애플에서 새롭게 출시할 신제품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진다. 이후 일정에 따라 애플의 엔지니어들과 함께하는 의견을 주고받는 다양한 세션 이 열린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됐으며 약 200만원 정도의 참가비가 있었음에도 전 세계에서 신청자가 몰려 추첨을 통해 매년 최대 6천 명 정도를 초청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며 초청인원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전 세계에서 3천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무료로 참여하고 있다.

/developer.apple.com

애플은 최근 열린 WWDC23에서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 구현 기기인 ‘애플 비전프로’의 출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2024년 1월 19일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출시 가격은 3,499달러,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지만 우리돈으로 약 470만원, 맥푹 프로 최신 버전이 240만원임을 고려하면 약 두 배의 비싼 가격이다. 비전프로는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단순히 영상과 이미지를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이며, 애플 측에서는 이를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으로 칭하고 있다. 안면부에 씌어진 기기가 사용자의 시선, 제스처, 음성을 센서로 인식해 조작이 이루어지며, 2천 3백만 픽셀의 디스플레이 및 양 측의 스피커를 통해 3D 공간을 구현한다고 밝혔다.

/www.apple.com/apple-vision-pro/

애플은 비전 프로를 소개하면서 ‘이전에는 이런 걸 본 적 없었을 걸요(You’ve never seen everything like this before.)’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지난 2007년 ‘최초의 아이폰’ 출시 프레젠테이션에서 스티브 잡스가 외쳤던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는 당시 청중들 앞에서 “아이팟, 전화기,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세 가지를 하나로 만든 이 제품을 아이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애플은 휴대 전화를 재발명(Reinvent)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티브 잡스는 당시 프레젠테이션에서 ‘재발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아이폰 1세대는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었다. 전 세계 첨단 통신 단말기 회사들은 PDA에서 슬슬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단계였고 ‘블랙베리’를 위시해서 이미 스마트폰임을 내세운 제품들이 출시된 상태였다. 그러나 아이폰은 지금의 스마트폰 유니버스를 우리에게 가져온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발표 중에 이미 출시된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플라스틱 키보드, 스타일러스(펜) 입력체계를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며 아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래서 그것들을 배제하고 휴대성으로는 최고인 손가락의 터치만으로 마우스와 키보드에 버금가는 조작성과 유저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곧 그것은 사실이 되었다. 당시까지 대세로 여겨지던 갑압식 터치스크린을 과감하게 버리고 정전식 터치스크린의 기술을 극도로 개발하여 손가락 터치, 긴 터치, 드래그, 두 손가락으로 벌리기 등 직관적인 입력만으로 거의 모든 동작이 정확하게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창의적 발상은 여타 모든 터치식 입력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에서 채택되었고 결국 업계 표준이 되었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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