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고 있다 (1) - 2024년 한국 고용 전망

2023년 6월 기업 인사담당자 347명을 대상으로 사람인 HR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 이직률은 전년도와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직 사유는 10명 중 6명이 근로조건과 무관하게 '다른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서'라고 답해, 순수하게 경력 발전을 위해 이직을 감행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결원 충원을 제때 못하는 기업의 비중이 41%에 달해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퇴사자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업무 축소 및 효율화(27.3%) ▲재직자들 추가 투입 (26.6%)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중장기적 생산성 타격과 기존 직원들의 번아웃으로 인한 추가 이탈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작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3년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사망자는 28,364명이었지만 출생아 수는 18,707명에 불과해 전년 동월대비 14.6% 감소했고 인구는 9,657명 자연 감소했다. 48개월 연속 인구 감소가 이어진 것이다. 지난 해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57,300명으로, 감소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2025년을 정점으로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든다고 한다. 203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는 총 320만명 줄어들고, 50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55%로 절반을 넘어간다. 따라서 고용 가능한 인구도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2024년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년도 한국경제전망에서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고용 창출력 약화 ▲산업 및 연령층 간 고용시장 양극화 심화를 예상했다. 수년 전, 통계청은 2024년부터 취업자가 전년대비 약 2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발표해 고용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다만 최근 KDI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보다 줄어든 21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가 전년 대비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가지 특이한 점으로, 30대 여성의 노동 공급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KDI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이후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생애주기 경제활동 참여 그래프는 육아 문제로 인해 크게 M자 형태를 그리는데, 최근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면서 저점이 3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녀를 가진 여성 자체가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30대 여성의 고용은 다른 성별/연령대와는 달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출산의 지연과 자녀 비율의 감소가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에 좋은 지표는 절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정부는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한 외국 노동력 이민 확대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용노동부는 작년 말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2024년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규모를 올해 대비 37.5% 늘어난 역대 최대인 16만 5천 명으로 정하고 업종도 음식점업과 임업, 광업을 추가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최대 6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대폭 늘린 것이며 1차 산업 및 음식점, 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국인 인력 고용 여력이 한계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고용허가제(E-9)’란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비전문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음식점업의 경우 지금까지는 해외동포만 채용할 수 있었으나, 이번 시범추진을 통해 가장 비중이 큰 '한식업'을 대상으로 주요 100개 지자체, 최소 5년 이상의 사업체 한하여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024년 하반기 실태조사 등을 통해 부작용과 성과를 분석해 향후 확대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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