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의 리더십

Entrepreneur(기업가)인가? Dictator(독재자)인가?

1985년생 비공식 세계 최대 부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Mr. Everything

지난 주 ‘Mr. Everything’이라고 불리고 2천7백조 원을 가졌다고 알려진 세계 최대의 부자, 전제 왕정국가의 왕세자이면서 동시에 총리를 역임해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다. 윤석열 대통령 관저를 첫 번째로 방문한 외빈이 되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그와 면담하기 위하여 한국의 그룹 총수들이 총 출동하는 등 방한 전후 며칠 간 모든 언론에는 ‘빈 살만’이 핵심 키워드로 장식됐다. 11월 17일 기준으로 구글 검색어에서 ‘수능’ 다음으로 검색어 랭킹 3위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 대통령보다 키워드 검색순위를 앞서는 등 그의 움직임을 언론을 주목을 받았다.

출처 : 구글 트렌드

‘Mr. Everything’ 답게 그는 하루 전날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과 미팅을 요청을 하였고, 요청을 받은 총수는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그와 미팅을 진행하였으며 언론은 어떤 그룹 총수가 빈 살만을 만났는지 실시간으로 취재 경쟁을 했다. 20시간 남짓 머무르는 시간을 위하여 400개의 객실 예약, 40여 장의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침대, 식기와 운동기구를 새로 마련하는 등 ‘역대급’ 방한 이벤트였다.

출처 : 네옴시티 홈페이지

한국의 모든 눈과 귀가 빈 살만에게 집중되었던 이유는 바로 그가 진행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때문이다. 네옴시티는 총 사업비 5천억 달러 (약 670조 원)를 들여 서울 44배의 면적에 초대형 첨단미래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건설, 플랜트를 비롯하여 원전, 석유화학, 에너지, 환경, 방산, 스마트시티 및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해외 진출이 가능하고, 기업의 미래가치와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모든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의 경우, ‘원팀 코리아’를 구성하여 대규모 수주전에 돌입했다.

전 국토의 98.2%가 사막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우디에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새로운 기적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반면 권력투쟁 과정에서 보인 ‘냉정함과 잔인함’, 빈 살만의 리더십을 인사 관점에서 분석해본다.

전통을 타파하는 개혁적 리더십 : 제2의 두바이 기적을 꿈꾸다.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을 맹주로서 이슬람 국가들 중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관광비자 자체를 발급하지 않았고, 세속 이슬람은 철저히 경계해왔다.
그러한 사우디가 가장 적극적인 개혁정책을 펼치면서 반인권적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직장 내에 남녀가 같이 근무하는 것과 여성 운전, 참정권 및 스포츠 행사 참석을 허용했으며 공공장소에 일부 자율복장제 및 독자 여행을 허용했다. 영화관을 개장했으며 방탄소년단,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 등 세계 유명 가수들이 사우디에서 공연한 바 있다. 빈 살만은 서구의 주요 언론과도 자주 인터뷰하며 개혁적 지도자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이로써 빈 살만은 사우디 청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사우디는 중동 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빈 살만은 2016년 ‘Vision 2030’이라는 새로운 국가경제 플랜을 발표했다.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통하여 도시, 에너지, 문화, 주택, 의료 등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정책이다. 이중 ‘네옴시티’는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건설·토목·인프라 사업으로서 초대형 첨단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과거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은 ‘두바이의 기적’을 이끌었고 전 세계는 그의 리더십과 혁신적 사고를 찬양했고 중동의 변화에 주목했으며 그의 정책은 가장 혁신적인 경제 패러다임 개혁으로 인정 받았다. 그 후 20여 년만에 사우디의 빈 살만이 또 다시 중동을 세계 경제의 화두로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냉철한 전략가 :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빈 살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표현 중에 하나가 바로 ‘숙청’이다. 전 워싱턴타임스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반 나예프 전 왕세자의 숙청 및 의문사를 비롯하여 500여명의 왕족을 리츠칼튼 호텔에 감금 및 고문한 사건은 지금이 21세기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권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하여 예맨 내전 개입하고, 카타르와 단교하고 레바논을 압박하는 등 실력 행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왕자만 수 백명이 있는 사우디 왕가에서 경쟁자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왕세자로 올라섰으며 사우디 건국의 정신적 토대인 ‘와하비즘’ 보수세력과의 갈등(피의 복수 선언)을 피하지 않으며 실리를 위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등 과업지향적인 사고 및 전략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빈 살만은 어떠한 리더인가 : Hersey & Blanchard 리더십 상황이론 분석

리더십 전문가인 허시(Paul Hersey)와 블랜차드(Ken Blanchard)는 리더 유형과 리더십 효과성 사이에 상황변수가 작용하는 상황적 리더십 모형을 제안했다. 상황적 리더십 이론은 행동적 관점에서 네 가지의 리더십 유형을 제시하며 현재 리더의 행동 특성을 분석한다. 언론에 보도된 빈 살만의 행동적 특성에 기반하여 리더십 유형을 분석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상황적 리더십 이론은 리더십을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⓵ 지시형 (Directing) : ‘높은 과업행동-낮은 관계행동’으로 의사소통의 초점이 목표달성과 생산성에 맞추어져 있으며, 리더는 계획된 목표의 다성과정과 방법에 구성원들의 활동을 감독하고 통제한다.
⓶ 코치형 (Coaching) : ‘높은 과업행동- 높은 관계행동’으로 의사소통의 초점을 목표달성과 정서적 지원 양쪽에 동시에 맞추고 있다. 구성원의 참여와 아이디어를 장려와 동시에서 높은 과업목표와 강한 통제적 행동을 유지한다.
⓷ 지원형 (Supporting) : ‘높은 관계행동-낮은 과업행동’으로서 배려형 및 구성원 지향적 리어형이다. 일상적 의사결정의 권한은 부하에게 위임하지만 문제해결의 책임은 리더가 지려고한다.
⓸ 위임형 (Delegating) : ‘낮은 관계행동-낮은 과업행동’으로서 방임형 리더로서 의사결정과 과업지향성에 있어서 리더의 개입도가 낮은 편이다.

유형적으로 분석해 보면 우선 빈 살만은 지시형(Directing)에 까깝다고 볼 수 있다.
민주주의 문화에서 지시형 리더는 다소 선호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사우디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사우디는 교육 인프라도 부족하고 국민들도 교육에 대한 수요 자체가 적어 국가 전체적으로 엘리트 계층이 다른 선진국 대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 사우디의 2000년대 문맹률이 17.1%에 이르렀으나(OECD 통계), 빈 살만 집권 이후인 2021년에는 3.7%로 떨어졌다(사우디 교육부 통계). 빈 살만은 문해 교육용 마드라사티 (Madrasati)플랫폼을 제공하고 1,314개 훈련센터 설립 하는 등 사우디 교육 개혁을 위하여 투자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로 교육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가발전의 1단계로 지시형 리더십 중심의 ‘국가의 자원집중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지시형 리더십은 참여 구성원의 질적제도 및 수준향상에 따라 코치형 리더십으로 발전 변화될 수 있다. 과거 한국, 일본이 그랬고 최근에는 중국도 초기 산업화 단계에서 엘리트 인적자원의 부족현상에 직면하여 소수 엘리트 중심의 지시형 리더십 중심으로 기초발전 단계 거치고 점차 교육 인프라 수준을 제고하면서 코치형 → 지원형 → 위임형(시스템/프로세스화)으로 진화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한국 기업의 경우도 지난 7~80년대 산업화 단계에서는 오너의 강력한 의사결정권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초기 성과를 달성했으며 이후 점차 자연스럽게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에 부합한 리더십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빈 살만의 리더십은 위 예시와 유사한 패턴으로 하나의 고정적인 리더십의 형태가 아닌 진화형 리더십(Evolved Leadership)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청년계층의 높은 지지와 국민들의 교육열 상승 등은 지금의 지시형 리더십이 코치형 리더십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리더십 진화 단계

리더십 유형에 따른 구성원 행동 변화 특성

리더십의 변화에 따른 구성원의 성숙도는 네 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리더십 유형별 구성원의 행동변화

첫 번째, 미성숙형 인적자원의 환경인 경우 지시형 리더십을 통하여 구성원들의 성공 경험을 부여하고 변화 동인을 유발함으로써 참여 의욕을 증대시킬 수 있다. 두 번째로 참여를 통해 동기 부여가 된 구성원들은 직무 성숙형으로 전환됨으로서 설득적으로 변하며 거시적 관점에서 통제가 가능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이러한 설득형 리더십을 통하여 자발적이고 위임적 리더십 반응도로 이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직무적/심리적 부분에 있어서 별개적으로 구성원에 대한 정적요소와 동적요소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상황적 리더십 모형은 현재 리더십의 역할과 이에 대한 구성원의 대응 수준 등을 분석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장점이 있다.

상황별 리더십 유형 및 행동 유형

다만 구성원의 직무 이해도, 경험 및 열정 수준에는 차이가 존재하므로 주어진 상황에 맞는 리더의 행동과 영향력, 대응전략 등을 마련해야한다.

빈 살만의 경우, ‘Vision 2030’ 달성을 위한 리더의 역할을 지시적+코치형 리더십의 병행전략을 기본 방침으로 사우디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시적 리더십에 기반하여 사회적 인프라 및 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고 청년층의 교육 투자 및 개방성을 주도함으로서 의욕적 사고를 함양하는 형태로서 사우디 전체적인 사회 대변혁적인 측면에서 과감한 리더십 실험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 실험의 결과로 나타날 미래의 사우디가 과연 성공적인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 환경에서 여러 국가와 기업의 리더들은 위기 대응과 성과 창출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 유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조직의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 앞에서 Hersey & Blachard의 상황적 리더십 이론이 말하는 ‘위임적 리더십’은 당분간 자취를 감추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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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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