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떼면 광고 'Stop'... 파산 거쳐 돌아온 회사의 새 수익 모델

“사람이 광고 영상을 볼 때 약 70%는 재생되는 동안 다른 사물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프리쇼는 사용자에게 광고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터리드극장에서 열린 ‘무비패스 2.0 컴백 선언식’에서, 무비패스 대표인 스테이시 스파이크스는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선언의 배경엔 무비패스 서비스와 관련해 신규 도입한 ‘아이 트래킹 광고 정지 기능’이 있었습니다. ‘무비패스’는 월정액 요금을 내면 하루에 영화를 1개씩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 앱으로, 광고를 보면 무비패스 영화표 구매에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앱인 ‘프리쇼’와 연동이 됩니다.

아이 트래킹 광고 정지 기능은 이 프리쇼 앱에 적용한 것으로, 광고가 나오는 동안 이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으면 자동으로 영상을 정지합니다. 시선을 다시 스마트폰 쪽으로 돌리면 광고가 재개되며, 광고가 끝나기 전에 다시 눈을 떼면 영상이 멈추며 화면 상단에 ‘당신은 아직 거기 있습니까?’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이용자가 광고를 끝까지 본 것으로 판정이 돼야만 ‘프리쇼가 완료됐습니다’는 안내가 뜨며 암호화폐가 지급됩니다.

/무비패스

무비패스가 이토록 강경한 ‘강제 광고 시청’ 정책을 채택한 이유는, 과거 한때 해당 서비스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음에도 수익 모델을 제대로 잡지 못해 파산했던 뼈아픈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창업을 했던 무비패스는, 지지부진했던 구독자 유입 상황을 타개하고자 2017년 즈음 기존까진 45달러였던 월 요금을 9.95달러로 과감히 내렸습니다. 그 결과 2만명 가량에 머물렀던 구독자 수가 불과 1년여만에 300만명 넘게 치솟았고, 무비패스는 우수한 구독 경제 성공사례로 주목받으며 ‘제2의 넷플릭스’로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무비패스는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구독자를 대거 모으는 동안, 혹은 모은 후에 그들로부터 수익을 끌어낼 방법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월 요금을 지나치게 깎은 탓에 무비패스는 구독자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영화를 보면 손해를 보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적자 폭은 더욱 커졌고, 2018년에 들어선 손실 규모가 1460억달러까지 치솟기에 이르렀습니다. 무비패스는 그해 10월부터 매달 세 편까지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이는 사실상의 서비스 퀄리티 하락인 만큼 자연히 이탈하는 구독자가 속출했고, 불과 2주 만에 편수 제한 정책을 철회하며 수익성은 더욱 나빠져만 갔습니다. 2018년 말 즈음엔 투자를 6500만달러 가까이 받았음에도 무비패스의 상황은 그다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2019년 9월엔 서비스가 종료되고, 2020년 들어선 회사 자체가 파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무비패스 모기업인 헬리오스&매디슨의 수익 추이./마켓워치

현 무비패스 대표인 스파이크스는 무비패스 공동창업자였던 인물입니다. 그런 만큼 무비패스가 한 번 실패했던 원인을 잘 알고 있으며,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대안이 바로 ‘아이 트래킹 광고 정지 기능’이었던 것입니다.

이날 스파이크스는 ‘아이 트래킹 광고 정지 기능’과 더불어 ‘구독자와 회사 지분 공유’를 신규 수익 모델로 제시했습니다. ‘협동조합’과 유사한 방식으로, 무비패스 가입자 일부에게 회사 지분을 부분적으로 제공하며 이들에게는 최고 등급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평생 구독권을 보장한다는 구상입니다.

/무비패스

새 수익 모델을 장착한 무비패스는 올여름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스파이크스는 신규 전략으로 무장한 무비패스가 오는 2030년까지 영화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30% 가까이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는 “새로 시작하는 무비패스는 실패로 끝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 못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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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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