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임 사고', AI가 막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대 재해를 예방하는 '가상펜스'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연 가동을 했습니다.

KT와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지난 7일 광주공장에서 AI 가상펜스 구축 시연회를 진행했습니다. AI 가상펜스는 위험한 설비가 설치된 장소에 사람이 감지되면, AI와 '3D 라이다(LiDAR)'를 활용해 작동을 중지시켜 사고를 방지하는 첨단 시스템입니다.

AI 가상펜스 시연 장면./KT

AI 가상펜스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에 많이 적용되는 라이다 센서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개발했습니다. 10m 이내 거리에서 넓은 시야각을 가지고 있는 3D 라이다를 활용했으며, AI에 기반한 예측으로 사람과 사물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AI 알고리즘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감지 정확도와 속도 등 제반 성능을 향상합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의 얼굴과 신체 정보는 일절 인식하지 않도록 해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원천 차단했습니다.

KT 융합기술원이 개발한 이 솔루션은 기아 광주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공장 내 시트 하역장 등 10곳에 AI 가상펜스를 설치했으며, 오는 4월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기아 광주공장은 올해 안에 조립라인과 차체 도장라인 등에도 AI 가상펜스를 추가 구축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것과 관련해, AI 가상펜스의 활용 폭은 한층 더 넓어질 전망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적용 대상은 50인 이상 사업장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산재 사망자 882명 가운데 끼임 사고가 원인인 사례는 11.1%(98명)로 추락(328명·37.2%)에 이어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같은 해 제조업 산재 사망자 201명 중에서는 끼임 사고가 29.9%(60명)로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272건을 분석한 결과, 주요한 끼임 사고 발생 유형은 ▲가동 중인 기계장치의 끼임부에 방호장치가 없거나 해제된 상태에서 작업 또는 정비(52.6%)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고 내부에 들어가 점검·수리 중 외부의 작업자가 이를 모르고 기계를 조작(10.7%) ▲작업 중 갑자기 정지한 기계를 전원 차단 없이 점검·수리 중 정지 원인이 해결되면서 기계가 재가동(9.6%) ▲설비 주변 작업자를 보지 못하고 해당 설비를 조작(8.8%) 등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유형들의 사고는 대부분 작업자 존재를 자동 감지해 설비 작동을 중지시키면 막을 수 있는 만큼, AI 가상펜스가 대중화되면 끼임 재해 예방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경준 KT 전남법인고객담당 단장은 "AI 가상펜스를 통해 산업 현장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예측, 예방하는 등 사업장의 효율적 관리와 작업자 안전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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