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 중 열에 아홉 넘는 곳이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종업원 수 100인 이상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진출 외국계 기업 채용·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기업 가운데 91.1%가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26.7%),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64.4%)는 응답을 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올해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8.9%에 불과했으며, 이 중 77.8%는 올해 투자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투자를 작년보다 늘릴 방침인 기업은 22.2%에 그쳤습니다.
투자를 작년보다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44.1%)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주요 투자 프로젝트가 이미 완료돼서'(26.5%), '과도한 규제입법으로 기업환경이 악화돼서'(5.9%), '높은 법인세율,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서'(2.9%) 순이었습니다.
과반은 채용 계획도 불투명했습니다. 응답한 기업 중 61.4%는 올해 채용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채용계획이 없다'(14.9%)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6.5%)는 상황이었습니다.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38.6%) 가운데 절반 이상(51.3%)은 '올해 채용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줄이겠다’는 기업은 2.5%에 그쳤으며, '올해 채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46.2%였습니다. 신규채용 TO 중 이공계는 31.7%를, 여직원은 27.6% 선발할 계획이었습니다.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늘리지 못하는 기업 중에선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25.0%)를 이유로 댄 곳이 가장 많았습니다. '높은 법인세율,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외국 본사의 투자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8.3%),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워서'(5.6%),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규제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서'(2.8%), '높은 고용경직성으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어려워서'(2.8%) 등이 뒤를 이은 답변이었습니다.
외투기업들은 조만간 새로 출범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세제혜택, 보조금 등 고용증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34.0%)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자제, 탄력근로제 활용 확대'(27.1%), '노동 경직성 완화'(21.8%), '혁신산업 출현을 위한 제도적 지원'(10.2%),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6.3%) 등이 언급됐습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에 진출한 외투기업들도 불황 속에서 올해 채용과 투자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3월 대선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채용과 투자실적이 좋은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고용과 투자 확대를 위해선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 자제, 탄력근로제 확대, 노동 경직성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근로환경 조성에 정책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