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한 인재 선발을 위한 채용 내실화가 필요한 시기

적합한 인재 (Right People) 선발을 위한 채용 내실화가 필요한 시기-인재(人才) vs 인재 (人災)

2023년도 가을, 바야흐로 공채의 시즌이 도래하고 있다. 예년의 경우 9월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하반기 공채를 준비하는 시기로, 수백 명 규모의 인력 채용 및 인재 확보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채용 성수기'지만, 금년도의 경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하여 글로벌 경영 환경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11개월 연속으로 수출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8월에는 수출액이 16.5% 감소하는 등의 국제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다. 국제 유가의 경우 연초에 급등한 이후, 2/4분기에 진정세를 기록하더니, 3/4분기부터 OPEC의 추가 감산에 따라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발 부동산 위기 등으로 촉발된 중국 리스크 증가로 인하여 마치 2008년도 미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모기지론 (Mortgage) 사태를 연상케한다.

2023년도에 실시한 사람인 HR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설문조사 기업 410개사 중 51%가 채용 축소 및 중단, 미정으로 답변하는 등 전반적인 채용 축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도 기업들의 고용시장에 있어서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은 △ 인구의 빠른 고령화 및 노동인구의 지속적 감소 △ 기술 패러다임 변화가 가져온 기업들의 신규 사업 확대에 따른 산업 재편 인력 수요 확대 △ 일부 제조 및 장치산업 (방산, 조선, 플랜트 등) 해외 실적 호조로 인한 인력 수요 증가 등이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있는 핵심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CEO 및 인사담당자들이 ‘채용 실패’에 대해서 언급한다. 이것은 단순하게 기업 입장에서 간혹 걸리게 되는 불운한 사례가 아닌 채용하는 자원의 상당수가 당초 생각했던 자원에 대한 기대보다 낮아, 채용에 대한 불만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사람인 HR연구소에서 기업 36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338개사 (88.5%)가 채용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원인 중에 하나는 채용에 대한 시간과 비용 투자가 '선발(Selection)'보다는 '확보 (Recruitment)'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기업의 채용 전략과 프로세스는 과거와 큰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채용 플랫폼 발달로 인하여 AI 기술의 채용 솔루션 적용 및 ATS(Applicant Tracking System: 지원자 관리 시스템) 기반 채용 프로세스 간소화 등, 편의성 및 외형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 채용의 중심은 "적합 인재의 선발 (Right Person Selection)"보다는 "확보(Recruiting)"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

채용 실패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는, 최근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정보의 발달로, 구직자의 역량과 인성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기에는 면접 및 선발 프로세스 등의 제도적인 측면이 사실상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AI, 생성형 인공지능 및 다양한 정보 플랫폼에 익숙하고 이를 경험한 사람들을, '학습되지 못한 면접위원들이 감과 느낌 그리고 경험' 등의 과거 면접시스템으로 선발함으로써 후보자와 기업 간의 GAP이 확대되고 있다.

채용 실패의 원인 #1 - 조기 퇴직 및 조용한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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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기 퇴직은 신입사원 채용 시, 타사 중복 합격에 따라 발생하는 연례적인 상황에서 최근에는 사원부터 임원까지 초기에 기업의 근무환경, 조직문화 및 기타 업무 권한, 연봉 및 복리후생 이슈 등으로 인하여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사회환경의 변화로, 구성원이 조직에서 요구하는 규범과 가치관에 순응하거나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이익과 조금이나마 반하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즉시 퇴직과 이직을 고려하는 환경은 더 이상 고용시장에서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이러한 조기 퇴직은 잘못된 채용으로 발생하는 향후 손실에 대한 비용을, 초기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응하는 것을 하나의 채용문화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으나, 최근에 조용한 사직 (Quiet Quitting)을 넘어선 분노의 구직(Rage Apply)으로 진화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직장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불만족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가 다른 회사에 지원하는 동기가 되고 이런 동일한 형태가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퇴직은 기업에서 경영상 다양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사례의 경우, 퇴직하면서 업무 파일 및 이메일을 모두 삭제하여 회사 업무 등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사안 및 정도에 따라 업무방해죄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법적 손해배상 및 형사적 처벌을 넘어서 장기간에 발생하는 업무 공백 손실은 기업 경영상의 다양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경쟁사 및 동종업계 등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2023년도에 영업비밀 등의 기술유출 사건이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잘못된 인력관리 및 채용으로 인한 기업 경영상의 손실은 회복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 내 '핵심인력' 혹은 '중요 직무 수행자'가 퇴직 시 통상적으로 상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 발생한 수천억대 반도체 생산기술을 유출해 중국에서 '반도체 복제 공장'을 만들려고 시도한 혐의로 구속된 인물의 경우에도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사장 후보까지 하마평 되었던 최고의 기술 인재로서 조직 내부에서 인정을 받아 40대에 임원이 된 인력으로, 갑작스럽게 비자발적으로 퇴직하게 됨으로써 회사와 구원 (舊怨)을 갖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있어서 퇴사는 조직과 동료를 등지는 행동이라는 인식으로 인하여 고용주와 퇴사자 간은 미묘하고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게 된다.

최근 스타트업 및 IT기업 등을 중심으로 퇴사자를 보내는 회사의 자세에 있어서 퇴사를 축하하는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어차피 나갈 자원이라는 조직 내 '이기주의자', '배신자'에 대한 인식보다는 어차피 떠날 수밖에 없는 인력이라면 좋은 마음으로 퇴사를 축하해 주고 미래의 커리어에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축하해 줄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퇴사에 있어서 회사에 악영향을 주거나 회사에 대한 나쁜 마음으로 인해,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자원을 채용 시부터 사전에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선발 관련 제도 및 프로세스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채용 실패의 원인 #2 – 단 몇십 분의 면접만으로는 후보자의 인성과 가치관을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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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및 경영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즉시 조기 전력화 할 수 있는 경력사원 채용이 증가하고 있고 경력사원 채용 시 직무적 경험 (Experience) 및 기술 (Skills)이 집중 요구된다. 이런 채용 과정은 후보자의 인성-수용성 및 조직문화 FIT, 대인관계, 조직 및 구성원을 위한 협력적 자세 등이 다소 간과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대비 인성 및 가치관적 영향이 채용 실패 원인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기술인력회사인 로버트 하프 (Robert Half)의 조사에 따르면 IT기업의 리더 중 약 95%가 잘못된 채용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주요 사유로 △ 대인 문제 (29%) △기업문화와 부적합(28%) 등을 꼽고 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첫째, 다양해진 MZ 세대의 니즈 증가 및 인터넷 기업 평판 사이트 발달로 인한 나의 처우 및 기업환경을 지속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처우에 대한 불만족 및 개인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사직을 결정하는 데 있다.

둘째, 채용 프로세스의 비정교성 및 면접위원의 확증편향 등에 따른 인식 차이로 인한 채용 실패가 발생한다. HR 분야에서는 '확증편향 (Confirmation Bias)'이 자주 언급된다.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 자신의 편견을 강화화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다. 많은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에서 면접관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보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만 보게 되어 발생하는 편견으로 △ 직무경험 중심으로 판단 △ 스펙 중심으로 판단 △개인의 가치기준 및 경험 중심의 판단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기업의 적합한 인재 (Right People) 선발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채용 선발 프로세스에 투자는 인재 확보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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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로벌 선진기업의 채용 선발 프로세스에 있어서 수차례의 장시간 인터뷰, 다양한 Skill 테스트, 기업문화와 후보자와의 적합성 판단, 평판조회 등 채용 선발과정에 들이는 시간과 투자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으나 이러한 과정을 국내 기업의 채용 선발과정에 도입하는데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채용은 '빈자리 채우기식 채용', '스펙 중심의 채용' 과 '육성을 통한 인재 양성'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즉, 이미 익숙해진 채용 선발 과정의 루틴과 속전속결 관행으로, 기업에 맞는 인재가 아닌 비슷할 것 같은 피상적 인재 선발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구성원 개인적인 일탈행위 증가 등으로 인하여, 구성원 한 명의 일탈이 전사 위기로 확산되어 가는 과정을 언론을 통해서 자주 접하고 있다. 2017년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직원 이탈에 따른 금융권 누적 횡령금액이 약 2,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수많은 해외 기술유출 시도 사례, 직장 내 괴롭힘 및 성범죄, 기업 평판 플랫폼 등을 통하여 확산되는 기업에 대한 다수의 부정적 언급 등 경영인과 HR 부서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사건과 사례를 경험하고 있다. 이중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비용 및 일부 손실로 인식될 수도 있으나, 이중 적지 않은 수가 잘못된 채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슈로써 손해 액수는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는 규모로, 잘못된 채용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무리 채용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많은 컨설팅 비용을 들여서 제도를 구축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인사부서와 면접위원이 고도화·선진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프로세스도 무용지물이 된다. 전사 차원에서 혁신적 수준으로 면접위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이러한 평가 기준이 모든 면접위원의 결과에 공통적으로 반영되며 어떠한 스펙 좋은 자원이라도 기업의 윤리적인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채용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기업의 채용 선발 목적에 맞는 선발 및 진단도구를 설계·활용하여 인재 선발에 중요한 요소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채용 선발 시, 고도의 윤리성과 직업 가치관을 필요로 하는 직무 및 기업에는 '고도의 윤리성과 휴먼 리스크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도구가 적합하고,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직무의 경우 '상황 케이스에 대한 문제 해결 진단도구'를 활용하여 선발의 보조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잠재 역량과 잠재 리스크를 사전에 진단함으로써, 향후 10년, 20년 후에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각 인재에 맞는 특성과 역량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인재 선발과 육성은 '인재 나무 심기'와 마찬가지다. 우리 속담에도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과 같이 씨앗일 때는 그 인재의 성장을 예측할 수 없으나 10년이 지나면 인재의 성장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人才)가 인재(人災)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호미'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시기에 막지 않으면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는 호미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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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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