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에서 챙겨야 할 Z세대 직원들의 정신 건강

우리 회사 젊은 직원들, 멘탈이 심상찮다

McKinsey Health Institute에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26개 국가의 4만 1960명을 대상으로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건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Z세대(만18~24세)들은 SNS를 통해 소외감(Fear Of Missing Out, FOMO), 신체적 열등감, 자신감 상실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젊은 세대들이니 SNS 사용량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으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만57~75세)는 Z세대만큼이나 SNS 사용시간이 많았으며, 게시글 포스팅 숫자로는 오히려 밀레니얼(Millenial, 만25~40세)) 세대가 가장 많았다. Z세대 중에서도 특히 여성(21%)이 남성(13%)보다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호소한 비율이 높았다.

최근 팬데믹과 경제불안을 거쳐오면서 우리나라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정신 건강 이상 신호가 켜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2021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료 통계 분석 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젊은 환자의 증가율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대 환자의 증가율은 특기할만 하다. 우울증은 5년 간 127.1% 증가했고, 불안장애도 8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60대 환자가 전체의 1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21년에는 20대 환자가 전 연령 중에서 19%로 가장 많았다.

성장통인가 질병인가

미국 텍사스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아트 마크먼(Art Markman) 박사가 최근 패스트 컴퍼니 매거진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우리가 직장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함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다. 피트니스 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조깅 또는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할 때 느껴지는 통증은 우리 몸의 근육이 외부 자극을 받아 일부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극과 손상은 곧 신체의 복구 매커니즘에 따라 조직 재생 과정을 거치게 되고, 수분과 양분을 끌어들여 더 단단하고 큰 근육과 만들어 낸다. 마찬가지로 업무 수행 과정이나 상사 및 동료 직원과 근무하는 환경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우리 능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대가이다. 직장에서 느끼는 약간의 스트레스와 불편함은 자신이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할 때 신체 한계를 초과하는 부하가 걸린다면 단순히 근육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열이나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직장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압박감을 과도하게 장기간 지속되고 있거나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면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이때는 우선 상사 또는 HR 담당자에게 면담을 신청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다양한 부서에서 광범위하게 이러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음이 포착된다면 HR은 비즈니스파트너로서 CEO에게 업무 또는 조직의 개편이 필요함을 어필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는 20~30년 전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평생 직장 개념이 무너진 지금, 구직 경쟁에서 이기고 겨우 직장에 안착한 Z세대들은 한숨 돌릴 틈 없이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 회사로부터 인정받거나 승진에 관심 없다는, 이른바 ‘조용한 사직’으로 대표되는 행태는 사실 알고보면 이들이 겪고 있는 변화에 따른 방어기제일 수 있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더 이상 이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정신적 웰빙을 위한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몇 가지 살펴보면, 먼저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mployee Assistance Program, EAP)이 있다. EAP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비밀 상담 서비스이다. 이 프로그램은 근로자들이 개인적이거나 직장 관련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상담과 코칭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글로벌 기업들은 또한 정기적 휴가 외에 정신 건강 휴가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업무에서 벗어나 정신 건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명상(Mindfulness) 프로그램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Google은 자격을 갖춘 상담사를 통해 테라피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Starbucks는 여기에 더해 금융 조언 및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직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mazon은 사내에서 요가 및 명상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웰빙 프로그램을 직원들에게 열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Microsoft는 피트니스 수업과 건강한 식습관에 관련한 웰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정신 건강 혜택은 조직 구성원의 전반적인 복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이 멘탈의 문제로 업무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다양한 혜택에 투자하고 있다. 상담 서비스부터 웰빙 프로그램까지, 이러한 혜택은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관리하고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빠르게 변해가는 경영환경에서 불필요한 리스크에 회사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HR은 특별하게 설계된 검증 도구를 활용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직원들을 판별할 수 있으며, 회사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다시 열정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면 생산성 감소, 업무 결손, 직무 만족도 및 개인 삶의 질 하락 등 개인과 회사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준다. 막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직원은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개인의 삶은 비극적일 수 있다. 법으로 정해진 바에 따라 대부분의 회사는 정기적으로 임직원에게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이제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 보호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정신적으로 취약함이 통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Z세대 직원들이 대거 입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HR에게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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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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