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에 맞서는 직장인들의 대안은

“직장인들이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도시 직장인들의 도시락 유행을 전하며 이런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급상승한 물가가 식당 메뉴에 반영되자, 지출에 부담을 느껴 점심을 직접 싸 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시카고에서 기술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올해로 30세인 마크 데이비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출퇴근을 하면 재택근무로 일할 때보다 매일 음식과 통근에 50달러는 더 쓰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가을까진 한 주 내내 집에서 원격으로 일했지만, 작년 10월부터는 일주일에 2, 3일씩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출을 줄이고자 집에서 점심을 싸 오긴 하지만, 썩 내키는 일은 아니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데이비스는 “도시락을 위해 여분으로 가방을 챙기는 것이나 싸 온 도시락을 냉장고 바닥에 넣어 두는 등, 여러모로 번거로운 구석이 많아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 그리 즐겁진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불편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예전엔 9달러였던 체인점 샌드위치가 지금은 15~16달러라고요, 굶을 수도 없잖아요?”

/게티이미지뱅크

월섬에서 비즈니스 시스템 분석가로 근무하는, 올해로 50세를 맞는 매튜 매카시씨는 코로나 19로 피해를 본 상점들을 지원하고 싶지만, 아직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두 배 오른 점심값을 지불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점심 한 끼가 20달러라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WSJ가 카드 결제 서비스인 스퀘어의 통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주요 도시에서 점심 메뉴 가격은 급격히 오르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2020년 3월 평균 10달러 15센트였던 햄버거는 이달엔 평균 11달러 10센트로, 샌드위치는 9달러 40센트에서 같은 기간 동안 10달러 77센트로 올랐습니다. 랩은 평균 9달러 5센트였던 것이 10달러 21센트까지 치솟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도시락 문화’가 조금씩 퍼져 나가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국내 직장인은 2020년 기준 19.2%에서 지난해엔 22.6%로 3.4%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19가 종식을 맞더라도, 팬데믹 이전에 비해 건강과 보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여파로 도시락 문화는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2016년 1월 미국심장학회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손수 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 당뇨병 발생 확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이 성인 남성 4만1000명, 여성 5만8000명을 대상으로 3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집에서 만든 음식을 주 11~14회 점심 또는 저녁으로 먹은 사람은 주 6회 미만으로 먹은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이 13% 낮았습니다. 이는 집에서 만든 음식을 집 바깥, 즉 도시락으로 먹은 것도 포함한 연구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집밥을 점심으로 1주일에 한 번 먹을 때마다 당뇨병 위험이 2%씩, 저녁으로 먹을 때마다 4%씩 낮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휴넷이 지난 15일 발표한, 박세리 국가대표 골프 감독과 함께 교육과정을 기획하며 직장인 9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인 인생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로는 '건강'(80.3.%·복수 응답)이 제일 많았습니다. 이는 2위 답변인 '가족'(76.2%)마저 제친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건강 상태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 5.1점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1~2점(14.3%) 응답자는 9~10점(6.3%) 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직장인은 건강에 관심이 많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가 많기에, 장차 해결책 중 하나로 ‘직접 만든 도시락’에 주목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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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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