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면 고령자의 경제활동은...

주택 자산가치가 상승하면 집을 가진 고령자의 근로시간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공급과 은퇴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고령 가구일수록 주택 소유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이 고령자의 노동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보유 주택의 자산가치가 10% 상승하자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8%p 감소했으며 근로시간 또한 6.1% 줄어들었습니다. 반대로 아예 일을 그만두고 은퇴할 확률은 1.3%p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주택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영향은 성별, 연령대, 근로 형태에 따라 차이가 났다”며 “남성 근로자는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 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 폭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 변화를 근거로 근로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 쪽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 전경./게티이미지뱅크

주택 자산가치 변화가 근로 지속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은퇴연령’에 가까워질수록 증가했습니다. 즉, 실질적으로 은퇴하는 연령에 가까워진 사람은 집값이 오르면 비교적 쉽게 일을 그만둔다는 것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실질은퇴연령은 2017년에 발표한 자료 기준으로 남성 72세, 여성 72.2세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택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효과는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서 나타났습니다. 자영업자에 비해선 임금근로자가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 폭이 평균을 벗어날 정도로 커지면, 고령층의 경제활동 중단에 미치는 영향도 더불어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과거 3년간 추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 수준보다 주택가격이 10%p 더 오르면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은 6.5%p 감소하고 근로시간 역시 6.4% 하락했습니다. 일을 완전히 놓고 은퇴할 확률 또한 4.8%p 증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 클 경우 주택보유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하고 은퇴 확률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만큼만 오른 경우에는 노동 공급이나 은퇴 결정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과장은 “고령층의 노후가 부동산 경기변동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70%에 이르며 고령 가구로 갈수록 주택 소유율이 높은 만큼 부동산 경기 안정, 가계의 보유자산 다양성 확대 등을 통해 가계 보유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고령층의 노동 공급도 비교적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층 노동 수요와 공급 사이의 매칭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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