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HRD의 미래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Generative AI 기술로 인해 앞으로 HR 분야는 상당 부분 변화할 것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은 개인형 맞춤 정보를 제공받고 HR은 고도화된 인사 분석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담당자들도 새로운 기술이 바꿀 미래에 대해 고민해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HRD는 개인개발(Individual Development)에 중점을 두고 조직 구성원 개개인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현대로 오면서 경력개발(Career Development)과 조직개발(Organization Development) 개념이 추가되어 직원들의 생애 경력 전반을 다루는 동시에 조직 차원의 변화까지 포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HRD는 구성원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모든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따라 HRD 담당자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출처 : 김혁(2018),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HRD 담당자 역할의 미래 변화 예측)

학계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에는 델파이 기법(Delphi Technique), 퓨처스 휠(Futures Wheel), 교차영향 분석(Cross Impact Analysis), 시나리오(Scenario)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연구자가 특히 관심을 갖고 활용한 방법은 델파이 기법이었습니다.

델파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신탁을 받던 아폴로 신전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신탁을 내리는 걸까요? 바로 해당 주제에 관한 전문가 그룹입니다. 연구자는 심도 있는 질문을 전문가 개개인에게 각각 던지고, 거기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하여 전원에게 공유합니다. 이후 전문가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보완하여 개진하고, 이를 연구자가 다시 종합하여 공유하는 활동을 반복함으로써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 나갑니다.

본 연구에서는 HRD와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한 문헌조사가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3차에 걸쳐 델파이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가설적인 HRD의 미래 역할을 도출하고 고도화해 나갔습니다. 연구 결과는 앞서 소개드린 개인개발, 경력개발, 조직개발 단으로 나누어 제시되었습니다.

첫째, 개인개발 관점에서는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개별화된 요구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학습이 강조될 전망입니다. 반복학습이 언제 어떻게 필요한지, 학습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별로 선호하는 학습 패턴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최적의 학습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단순한 프로세스 수행이나 직무 지식을 전달하는 데에는 인공지능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온보딩에 필요한 인력을 매칭하고 일정을 잡는 일은 인공지능의 몫이 되겠죠. 따라서 HRD 담당자에게는 인공지능에게 맡길 영역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이 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둘째, 경력개발 관점에선 평생학습이 강조됩니다. 반복을 통한 숙련이 필요한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점차 대체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던 이들의 경력 전환을 돕기 위한 Reskilling & Upskilling이 적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직무 역량 개발을 넘어 구성원이 느낄 소외감이나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셋째, 조직개발 관점에서는 변화관리와 조직문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구성원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공감, 배려와 같은 사회적 지능은 앞으로도 HRD 담당자의 중요한 덕목이 될 것입니다.

연구자는 거대한 변화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2030년까지는 현실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개인개발에 비하여 경력개발이나 조직개발과 같이 변화의 범주가 큰 경우에는 그 속도가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실은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향후 조직 내에서 HRD의 역할과 지위가 결정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