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과 언행이 일치하는 인재를 찾는 방법 - ‘Integrity’

‘삼성 SDS, LG CNS, SK C&C, 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위 회사들의 공통점은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SI)기업이라는 것이다. SI기업은 정부, 공공기관, 금융기관 및 사기업 등의 발주에 따라 대규모 전산 시스템을 기획하고 구축해주는 사업을 한다.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IT서비스인데, 어째서 construct, build 등이 아닌 integrate(통합하다)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것일까? 하나의 기업 내에도 개별 비즈니스에 따라 데이터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므로 각각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 코드가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통합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I회사의 프로젝트이고, 이는 단순히 ‘만들어’ 준다기보다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모아서 통합’하는 데 더 높은 비중이 있기 때문이다.

integrate의 어원은 라틴어 integrum(인테그룸, 완전한 것)이다. 영어로 integer는 정수(整數, whole-number)를 의미한다. 불완전한 분수(fraction)나 소수(decimal)가 아니라 그 자체로 빠짐없이 완벽한 존재로서의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적분(積分)은 영어로 integral calculus라고 하는데, 복잡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부분의 면적을 빠짐없이 완전하게 도출해내는 과정이다.

또 여기에서 파생된 추상명사가 integrity(인테그러티)이다. 인테그러티에 대해 다루는 여러 저술의 필자들이 서두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바로 “한국어로 딱 부러지게 대응(번역)되는 단어가 없다.”란 것이다. 앞에서 integrate에 대해 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사전에서는 인테그러티에 대해 ‘완전한 상태’, ‘온전함’,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진실성’ 등으로 해설하고 있고, 보통 사람의 인품으로 표현할 때에는 청렴함, 정직함, 성실함 등으로 해석한다. 역시 한 단어로 대응시키기는 어렵지만, 조금 길게 설명할 수는 있다. integrate가 ‘(빠짐없이)온전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테그러티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신념과 언행이 완전히 일치하는 투명하고 일관적인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하겠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시총순위 8위 기업인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회장이자 ‘투자의 귀재’로 잘 알려진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직원을 채용할 때 ‘3I’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Intelligence(지능), Initiative(추진력), Integrity이다. 덧붙여 ‘그런데 만약 Integrity가 부족하고 앞의 두 가지가 충분하다면 그는 회사를 파멸로 이끌 것이니, 차라리 ‘3I’가 다 부족한,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을 뽑는 게 낫다.’고까지 했다. 이 말의 의미는 신념과 언행이 일치하고 일관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그 사람이 가진 재능과 추진력이 방향성을 잃고 오히려 조직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젊은 투자가였던 워렌 버핏이 당시 작은 섬유회사에 불과했던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하게 된 것도 인테그러티와 관련이 있다. 당시 CEO였던 시버리 스탠튼(Seabury Stanton)은 주식의 7% 보유하고 있던 버핏에게 주당 11.5달러로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판단한 버핏은 이를 승낙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탠튼은 주주들에게 총 22만 5천주의 주식을 주당 11.375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하는 공식 문서를 발송했다. 60년 전이라고 해도 주당 0.125달러는 그리 큰 돈은 아니었지만, 버핏은 약속을 저버리고 뻔뻔스럽게 처신하는 그 경영자에게 깊은 분노를 느꼈다. 그래서 그는 주식을 팔기는 커녕 오히려 대량으로 사들여 대주주가 되었고, 즉시 이사회를 소집하여 CEO였던 스탠튼을 해고해 버린 후 자기가 직접 경영하게 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다소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회고하고 있지만, 투자가이자 경영자로서 워렌 버핏이 얼마나 인테그러티를 중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테그러티는 한 사람이 가진 재능과 에너지를 조직과 사회를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투사(投射)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인테그러티를 갖추고 있는지 파악해 내는 것은 통상의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는 어렵다. 매사에 진실하지 않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면, ‘당신은 인테그러티를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묻기 보다는 아래와 같이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의 일관성을 통해 인테그러티를 확인한다.

ㆍ공정성이나 윤리적 문제가 있는 일을 해결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ㆍ당신이 마지막으로 규칙을 어긴 게 언제였나요? 어떤 상황이었고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ㆍ주변 동료나 타 부서 직원이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ㆍ악성 고객과 마찰을 빚고 있는 직원을 도와주기 위해 사소한 거짓말을 해보신 경험이 있나요?

만약 다수의 지원자 또는 조직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인테그러티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휴먼 리스크 진단을 위해 특수하게 개발된 검사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리학 및 HR 전문가 협업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도출된 윤리적 리스크를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응답왜곡이 거의 불가능한 멀티 허들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다른 방법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효율적으로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확인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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