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Life
신입사원이 우리말을 몰라 사고를 친다면
제가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중대장이 휘하 분대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뭔가에 실망했다는 내용으로 훈시를 하던 중, 문득 한숨을 푹 쉬더니 “그래도 이 신세가 미군 중대장보다는 낫다”는 말을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미군 보병엔 교육 수준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병사가 굉장히 많아, 사병들을 정기적으로 모아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중대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제가 근무한 대대는 FEBA(전투지역전단) 범주에 드는 곳으로, 고졸자 비율이 거의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대한민국 육군 평균 기준으로도 지적인 부대라 말하기엔 무리가 있었죠. 그럼에도 중대장은 이따금 “많은 걸 바라지도 않는다, 너희는 적어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는 듣잖니”라고 말하며 위안을 삼곤 했는데요.
중대장의 말이 사실인지를 직접 확인해 볼 기회는 달리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세상에 직장 상사가 교편을 잡지 않으면 굴러가지 못하는 조직이 존재할 수 있나 싶긴 했습니다. 암만 미군 사병의 인적 자원 수준이 바닥 밑의 바닥이기로 유명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요즘 세태를 보건대, 중대장의 말에 군대 특유의 상당한 과장이 섞이긴 했을지언정, 아예 없는 소리를 지어낸 수준까진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가끔은 들긴 합니다. 우리나라 회사에서도 ‘금일(今日)’이나 ‘익일(翌日), ‘수신’, ‘발신’, ‘참조’ 등을 알아듣지 못하는 신입사원 때문에 사고가 터졌다는 소문이 종종 들려오곤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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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th
소포모어 징크스, 여러분 회사의 2년차 직원은 안녕하십니까
COVID-19은 구성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을 고민하는 인사담당자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ATD 21*에서도 COVID-19과 구성원 몰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요. 단순히 COVID-19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치부하기엔 그간의 긍정적인 변화도 눈에 띄었습니다.
*산업계 및 학계의 인재개발(HRD)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콘퍼런스
먼저 오랜 기간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일하는 방식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 일하는 방식의 유연화와 더불어, 구성원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대두된 점도 구성원 몰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소속감과 친밀감 저하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조직의 목표를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리더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ATD 21에서는 구성원 몰입과 심리적 혜택(psychological benefits)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혜택은 보상이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대한 만족도, 조직문화와 동료, 리더에 대한 인식과 감정, 구성원 개개인이 느끼는 자신감과 소속감을 포괄합니다.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이러한 심리적 혜택이 구성원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짐작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구성원이 2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소위 ‘신입사원 딱지’를 떼는 순간 심리적 혜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심리적 혜택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사회적인 성격을 가진 조직문화, 동료, 리더 등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악화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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