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비나 Q&A]세대가 아닌, 시대 맞춤형 HR

Q1. 스포티파이 등 IT 회사의 근무는 자율적일 수 있으나, 제조업의 경우 적용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조업 사무직들도 유연하게 근무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일터의 변화가 없는 한, 모든 일자리 중 절반 정도는 당분간 비대면으로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작업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현장직이나, 연구직이라하더라고 회사의 실험기기를 활용해야만 한다면 원격근무가 어렵겠죠. 하지만 그말은 뒤집어 말하면 이미 절반 정도의 일자리는 원격근무 등 장소의 유연화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완전히 원격근무를 하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라 하더라도 사무직이라면 업종에 불구하고 원격근무를 할 수 있음이 이미 이번 팬더믹 기간 중에 증명이 되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제조업 대기업 중에도 사무직을 대상으로 지역별 거점 오피스를 마련해 반드시 기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집 근처에서 일하도록 만든 사례들이 국내에 많이 있습니다. 장소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측면에서도 소정의 근무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많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확산의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Q2. COVID-19로 인해서, 재택근무 및 화상회의가 주류로 자리 잡은 느낌인데요, 지속될 것으로 보시나요? 아울러, 이러한 환경이 결속력 및 소속감에 문제를 야기할 법한데요, 대응 방안이 있을까요?

미국의 경우 Great Resignation이라는 대규모 사직, 이직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원격환경 등 유연한 근무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조직을 떠나기 때문이라 합니다.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이 소속감을 저하시킨다고 걱정하지만, 막상 비대면을 적용하지 않는 조직은 소속감을 논하기 전에 떠나야할 조직이라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엔데믹을 기점으로 완전히 과거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이미 2년이나 실험과 경험이 이어졌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이에 익숙해 졌고, 어떤 조직은 반드시 유연한 근무 환경을 인재확보의 무기로 삼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그 자체로 뒤쳐진 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결속력 및 소속감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법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옆자리에서 항상 같이 일하는 것이 결속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양보다 중요한 것은 질입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완전 원격근무를 하는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주기적으로 회사 부담으로 전 직원이 휴양지 등에 모여서 상호간 결속을 다지고 친교를 쌓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때 안면을 트고 친해진 구성원들이 원격으로도 친하게 지내며 서로를 도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Q3. MZ세대를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이질적인 집단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시대변화의 흐름으로 봐야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HR의 방향 두 번째 참여유도 부분과 관련하여,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때 구체적으로 반드시 고려/포함해야할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젊은 구성원에게 특정한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뭔가 행사와 같은 느낌을 주는 방식이나, 사내 벤처와 같이 아주 소수의 인원에게만 부여되는 기회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구성원들이 늘 하는 일상 업무에 더 주체적이고 참여하는 것이 조직 차원에서,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도 훨씬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이고 참여하는 구성원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하는 것은 '맥락의 설명과 피드백'이라 봅니다. 이것이 결여될 때 사람들은 수동적이되고 참여 의지를 잃습니다. 일을 시켜서 하긴 하지만,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그 일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고,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도 못한다면 참여하기도 주체적이기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전화로 장학금을 모금하는 모금원들이 실제 그 장학금의 수혜를 받은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난 후 갑자기 성과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왜 하는지 알지 못했던 지겹기만 한 전화 거는 일이 사실 알고보니 어려운 환경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겁니다.
일을 주면서 이 일이 어떤 기여를 하고 어떻게 쓰이며, 나중에 실제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알려주는 것만으로 사람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4.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채택한 회사의 급여기준, 성과체계는 아닌 회사보다 비교적 더 엄격할까요? 평균도 궁금하네요.

'엄격하다'는 의미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가 잘 알기 어렵고, 급여와 관련된 데이터 역시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완전 원격 혹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업무가 정착된 기업들의 경우, 엄격한지는 몰라도 훨씬 '정교한' 급여 기준과 성과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는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면 상황에서는 수시로 관리자(리더)와 구성원이 의견을 주고받고, 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하지 않은, 나쁘게 말하면 '주먹구구식' 방법으로도 관리가 되고 관찰의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비대면 비중이 늘어날수록 그런 식의 관리는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비대면을 잘 수행하면서도 성과가 높은 조직은 의사소통의 명확성을 높이고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지휘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말로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문자 혹은 문서의 형태로 주고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기대 수준이 무엇인지를 미리 명확히 밝힘으로써 만나지 않고도 업무가 돌아가도록 합니다. 그리고 많은 조직은 이런 의사소통을 시스템으로 지원해 리더와 구성원의 의사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알아서 좀 해봐'라는 모호한 지시를 내리고 나중에 자의적으로 평가를 하는 방식으로는 비대면의 비중을 높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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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LA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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